[노동일보]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출신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19일, 자유한국당이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것에 대해 쓴소리를 거침없이 내밷으며 강하게 질책했다.

김 전 국회의장은 "선거 전부터 민의는 이미 콜드게임을 선언했다"고 일갈했다.

이날 김 전 국회의장은 남덕우기념사업회가 주관한 보수방향과 관련된 세미나에 참석해 "자유한국당이 전국정당은 커녕 전통적인 텃밭마저 뿌리째 흔들리며 지역정당으로 전락했다"고 질타했다.

특히 김 전 국회의장은 이번 선거 결과가 보수야당의 자승자박이라고 비난하며 자유한국당의 7가지 죄목을 밝혔다.

이에 김 전 국회의장이 밝힌 7가지 죄목은 첫째 새로운 인물을 키우지 못한 죄와 둘째 권력의 사유화에 침묵한 죄, 셋째 계파이익 챙기느라 국민 전체 이익을 돌보지 않은 죄, 넷째 집권여당에 제대로 싸우지도 대응하지도 대안 제시도 못한 죄, 다섯째 막말과 품격 없는 행동으로 국민을 짜증나게 한 죄, 여섯째 반성하지 않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죄, 일곱째 희망과 비전을 등한시한 죄 등이다.

여기에 김 전 국회의장은 보수정당이 그나마 유지하며 지켜왔던 안보 국민안전 등에서 신뢰감을 잃으면서 더불어민주당에게 뺏겼다고 주장했다.

김 전 국회의장은 "전통적으로 우위를 점해온 안보·국민안전 등의 의제에서 자유한국당이 무능의 민낯을 (그대로)드러냈다"며 "그토록 강조한 안보를 위해 한국 보수정권은 무엇을 했나"라고 비난했다.

김 전 국회의장은 또 "만성화된 방산비리, 중복투자로 인한 혈세 낭비, 군대 인권·복지에 대한 무관심, 병역의무 회피 등에서 표리부동했다"며 "국민의 생명 안전을 지켰다고 높은 점수를 줄 국민은 드물 것이다. 세월호 침몰에 쩔쩔매다가 정권 위기를 맞고 강화해야 할 해경을 오히려 해체하는 일이 보수정권의 모습"이라고 질책했다.

이어 김 전 국회의장은 "자유한국당은 이제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며 "(중진 의원들은 기득권을)깨끗이 던져라. 그것이 정치를 살리고 쓰러져가는 당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김 전 국회의장은 그나마 정치의 물이 덜 묻은 초선 재선 의원들에게 헌신적이고 몸을 던져 당을 구하라고 요구했다.

김 전 국회의장은 "더 이상 주변 눈치 볼 것이 아니라 당 개혁을 위해 어떻게 몸을 던질 것인가를 고민하고 몸소 실천하라"며 "국민으로부터 참담한 심판을 받은 야당이 진정 새롭게 태어나려면 국민의 혈세인 국고보조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헌법 개정 및 국회 정당의 운영행태 등을 근본적으로 바꾸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