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공동수로 조사가 9일 마무리<사진=국방부>

[노동일보] 9·19 군사 분야 합의서에 따라 지난 5일 시작한 남북 공동수로 조사가 9일 끝나면서 경기도 파주시 만우리에서 인천시 강화군 말도에 이르는 한강하구 수역이 평화와 협력의 공간으로 변모된다.

해양수산부와 국방부는 "정전협정 체결 이후 65년 만에 최초로 남북 공동수로조사를 실시해 총 측량구간이 660㎞에 달하는 공동 수로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로 암초 21개를 찾아내는 등 안전항해를 위한 중요한 정보를 확보해 해도(수로도)를 제작한 후 민간 선박에 제공할 계획으로, 한강하구 내 민간선박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항해를 위한 물길을 확인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한강하구 남북 공동수로조사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처음으로 시행된 것으로 지난 10월 26일 제10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에서 공동 수로조사에 합의한 후 남북 수로전문가 각 10명이 우리 조사선 6척에 탑승해 수로측량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항해에 위험물인 바닷속 암초 21개를 발견해 그 위치와 대략적인 크기를 확인하는 등 선박의 안전항해를 위한 중요한 정보들을 확보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확보한 수로측량과 조석 관측자료를 분석해 내년 1월 25일까지 선박이 임시로 이용할 수 있는 해도를 제작한 후, 해수부와 국방부 간 협의를 거쳐 민간선박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지금까지 교류와 접촉이 없었던 한강하구에서 남북이 손을 잡고 ‘평화와 협력의 공간’으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물길을 확인했다. 향후 안전한 뱃길이 개척되면 민간선박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항해가 가능해진다.

또한 그동안 민간선박의 접근이 제한되었던 한강하구 수역이 군사적으로 개방되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평화공간으로 복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남과 북의 접경지역인 한강하구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고 예성강까지 합류해 서해로 나가는 물길로, 총 길이는 67㎞이며 면적은 여의도 면적에 33배가 넘는다.

한국전쟁 전까지는 조강이라 불리던 한강하구는 삼국시대부터 각국이 장악하기 위해 각축을 벌였던 곳으로, 주요 물자들이 서울까지 들어오는 중요한 운송로였다. 하지만 한국전쟁을 거치며 접근할 수 없는 분단과 갈등의 상징이 되었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으로 한강하구 수역은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가 관리·통제하는 공동이용수역이 되었는데, 군사분계선으로 명확하게 나뉜 육지에 비해 그 어떤 경계선이나 표지도 없었기에 강을 사이에 두고 군사적 경계가 그 어느 곳보다 삼엄한 곳이었다.

또한 정전협정에 따라 남북한 민간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을 허용하고 있지만, 그간 ‘민감수역’으로 관리돼 민간선박의 자유항행 자체가 제한되면서 기초 조사와 해도제작 등 항해정보를 체계적으로 구축할 수 없었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지금까지 한강하구의 민간선박 출입은 5차례에 불과했다.

이날 서주석 국방부차관은 '그동안 민간선박의 접근이 제한되었던 한강하구 수역이 개방되어 또 하나의 새로운 평화공간으로 복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한강하구내 안전한 뱃길이 개척됨으로써 내년부터는 민간선박이 안전하고도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해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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