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는 외국의 문화재에 대한 오해와 진실

[노동일보] 

“한국은 약탈한 문화재가 없나요?”

“한국인이 문화재를 돌려받으려면, 한국에 있는 외국 문화재도 돌려줘야 하지 않나요?”

종종 듣는 물음이다. 최근에는 서산 부석사금동관음상 인도소송과정을 진행되다 보니 더 자주 듣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없다. 서산 부석사금동관음상은 한국인이 절취한 사실은 분명하지만 그 댓가로 혹독한 형사처벌을 받았다. 다만 현재 진행하는 인도소송은 소유권을 가진 부석사가 처분권을 가진 한국정부를 상대로 소유권을 인정해달라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일본의 대마도 관음사가 정당하게 취득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않으면 일본으로 환부하는 것은 국제적인 원칙과도 맞지 않는다.

여기서 잠깐, 사회 일각에서는 대마도 관음사가 정당하게 입증하지 못하는 사유를 ‘오래된 세월 탓’을 들면서 그건 입증 불가이고, 한국인의 도난사실은 분명하니 부석사는 일본으로 불상을 돌려주라고 겁박하듯이 한다. 부석사가 주장하는 1370년대 왜구의 약탈사실을 소명한 것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며 1심 재판부가 인정하였음에도 부정한다.

참 이상한 일이다. 전 세계 주요 박물관이 가입한 국제박물관협의회(ICOM)은 합법적 소유권 입증과 과거 내력을 밝힐 것, 원주민 지역사회와 협력할 것을 윤리강령으로 채택하였지만 이들에겐 합법적 소유권을 입증하지 못한 대마도 관음사보다 1330년 조성한 이래 돌아오지 못해 애태우는 서산 지역과 불자들의 애타는 심정은 외면하기 일쑤다.

                  <용산 국립박물관에 있는 중국 유물,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일제강점기 일제가 약탈한 중국 문화재 3건 외 한국인 직접 약탈문화재 없어

인천시립박물관 앞뜰에 가면 중국 동종 3점이 나란히 있다. 송, 원, 명 시대의 종이다. 인천에 있게 된 사유를 보니 일본군국주의자들이 전쟁 물자를 만들기 위해 중국에서 징발하여 인천 부평 병기창에 방치되어 있던 것을 수습한 것이다.

인천 강화 전등사에도 송나라 동종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태평양 전쟁 시기 일본군은 철물, 놋쇠 등을 전쟁 물자를 만들기 위해 사찰 등에서 강제 징발하였다. 당시 한국의 사찰이나 서원, 문중의 불구, 제기 등도 빼앗았다. 중국에서도 대량의 징발이 있었고, 전등사에 있는 동종도 그때 인천으로 온 것이다. 해방이 되자 전등사 주지스님은 빼앗긴 전등사 동종을 찾으러 인천 부두와 부평 병기창을 샅샅이 찾았지만 원래 동종은 흔적이 없고, 송나라 동종이 있기에대신 가져왔다가 지금도 전등사에 있다는 이야기이다.

서울 용산의 국립박물관에도 중국의 벽화조각, 토기류 등 1,500여점이 있다. 일명 ‘오타니 컬렉션’이다. 일본의 승려 오타니 고즈이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투루판 등에서 약탈한 것들이다. 오타니 컬렉션은 전쟁에서 패하자 일본으로 반출하지 못해, 한국에 남게 된 것이다.

한국에 있는 외국 문화재 1천여기관 10만여 점, 근래 정상적으로 수집한 경우들 대다수

2015년 9월부터 2018년 8월까지 한양대학교 국내소재해외문화유산 조사단(단장 배기동 교수, 국제박물관협회 한국위원장)이 한국연구재단의 지원 아래 <국내소재 해외문화유산 DB구축> 사업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전국 1천여 개의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외국 문화재는 10만점 이상으로 조사되었다. 이들 문화재는 대다수 근래 정상적으로 수집된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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