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예술 문화유산 문화/예술 뉴스
외규장각의궤 소유권 돌려받아야 한다2011년 임대로 받아와서 국가지정 할 수 없어, 이젠 해결해야
이상근논설위원 | 승인 2019.04.03

[노동일보] 

프랑스 군이 조선을 침략한 병인양요가 일어난 지 153년이 지났다. 당시 강화도 외규장각에 있던 조선 왕실의 보물들이 대거 약탈당하고 불에 탔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인 조선왕실의궤이다. 이 의궤는 분산 보관한 다른 것과 달리 어람용으로 그 가치가 남다르다.

박병선 선생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외규장각의궤를 발견한 것은 1975년이다. 약탈한 프랑스 정부는 선생이 발견하기 전까지 중국서책으로 취급하며 창고에 쳐 박혀 두었다. 의궤의 소장 사실을 발표하자 파리 도서관은 박 선생을 내쫓았다. 문화재 약탈국가로 낙인찍히는 것이 두려웠을 것이다.

약탈당한 의궤가 프랑스 도서관에 있다는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자 돌려받자는 운동이 일어났다. 한국인에 있어 기록문화는 특별하기 때문이다. 세계 문자연구가인 제프리 샘슨 박사는 “한국은 언어학자에게 아주 중요하고 특별한 나라이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인 ”직지“를 발명했고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다.”라고 할 정도이다. 더구나 조선 왕실의 중요한 행사와 건축 등을 글과 그림으로 상세하게 기록한 기록으로 세계적으로 드물다.

국민들은 의궤를 반환받자는 운동에 동참하였고 정부도 협상을 시작하였다. 1993년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은 한국을 방한하는 자리에서 휘경원 원소도감의궤 돌려주며 한국고속철도 도입에 프랑스 테제베를 끼워 팔았다.

미테랑 대통령의 약속과 달리 의궤는 오랜 기간 반환되지 못했다. 이유는 프랑스는 외국 문화재라도 자국에 들어오면 자기 것으로 하는 법이 있다. 따라서 약탈한 의궤를 돌려 줄 법이 없다며 완강히 버텼다.

결국 2011년 5년 임대 방식으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145년만의 귀환이다.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빌려 온 것이라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국보급이지만 소유권이 프랑스에 있어 지정도 못하고 전시하려면 프랑스 허가를 받아야 한다. 언제라도 프랑스가 돌려달라면 돌려줘야 한다.

반면에 그해 돌려받는 일본 왕실 도서관인 궁내청 서릉부에 있던 의궤를 포함한 왕실도서 1,205권은 완전히 반환되었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의궤가 돌아오자 프랑스가 처음으로 문화재를 돌려 준 사례라고 허세를 떨었다. 하지만 거짓이다. 멕시코 ‘아즈텍 달력’ 사례가 있다. 파리 국립도서관에 있던 달력이 멕시코 출신 변호사가 품에 숨겨 고국으로 가져간 것이 1982년이다. 프랑스는 도난당했다며 반환을 요청하였지만 멕시코는 과거 약탈당했을 개연성을 얘기하며 돌려주지 않았다. 문화재 약탈국인 프랑스 정부는 이 문제로 국제사회의 여론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여 3년 임대 조건으로 하였다가 최종적으로 소유권을 양도하였다.

 프랑스 정부, 약탈문화재 반환 시작

최근 국제사회는 문화재 반환 문제에 있어서 중요한 원칙을 세우고 있다. 1998년 나치의 약탈 문화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워싱턴에서 회의를 하였다. 이때 정한 원칙 중에 하나가 문화재의 출처 등 내력(provenance)을 소장자가 밝히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돌려달라는 사람들이 불법 증거를 입증해야 했으나 이제는 박물관이 합법적 소유권을 증명해야 한다. 국제박물관협의회(ICOM)은 합법적 소유권 입증 책임만이 아니라 원소재지 지역주민과 협력하라고 윤리강령으로 채택하고 있다. 더 나아가 문화유산을 역사적이고 정신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과거 희귀 보물이나 전리품, 경제적 가치로만 보는 입장을 배격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원칙을 미국은 되도록 이행하고 있다. 2013년 호조태환권 반환과 어보, 국새 등의 반환은 현재 합법적 수단으로 취득하였다 하더라고, 과거 불법적인 영향을 외면하면 안된다는 ICOM의 원칙에 충실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국제사회의 원칙과 방향에 호응하고 나선 것이 프랑스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과거 식민지였던 서아프리카의 약탈문화재를 돌려주고 있다. 2018년 11월 23일에는 베냉국의 문화재 23점을 반환하였다. 그리고 반환에 걸림돌이 되는 법을 개정하겠다고 하였다. 프랑스에는 한국기원 문화재가 약 3천여 점이 있다. 이 중에는 ‘직지’와 고천문유물, 고문서들이 있다. 한국 정부는 명백히 침략군에 의해 약탈당한 외규장각의궤의 완전한 소유권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불법적으로 반출당한 한국 문화재의 반환에 힘써야 한다. 이에 프랑스정부도 전향적인 태도에 비추어 한국문화재의 반환에도 적극 응해야 한다.

 

이상근논설위원  leecoop@naver.com
<저작권자 © 노동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상근논설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주식회사 노동일보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30-2  |  대표 : 02)782-0204  |  제보 : 019)805-4028  |  팩스 : 02)788-344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정환
정기간행물등록 : 서울 아00226  |  발행/등록연월일 : 2006년 7월20일  |  발행/편집인 : 김정환  |  E-mail : kim@nodongilbo.com
Copyright © 2019 노동일보.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