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일보]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만났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싱가포르 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악수를 했다.

카펠라 회담장 입구 레드카펫 위로 서로 반대 방향에서 걸어 나온 양 정상은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악수를 나눴다.

두 정상의 악수는 약 10초간 진행됐으며 서로 한손으로 손을 잡았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인민복을 입은채 등장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청색 양복에 붉은색 넥타이를 메고 나왔다.

두 정상은 손을 잡고 흔드는 내내 가벼운 담소를 주고받았으며 김정은 위원장은 오른쪽 한손으로 트럼프 대통령도 오른쪽 한손으로 악수를 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왼손으로 김 위원장의 어깨를 툭 치기도 했다.

이어 두 정상의 기념촬영으로 이어졌으며 두 정상의 서 있는 뒤편에는 성조기 6개와 인공기 6개가 서 있었다.

성조기와 인공기는 한개씩 번갈아 배치하는 모양으로 양국의 국기 12개가 세워져 있었다. 두 정상은 촬영을 마친 뒤 단독 회담장으로 향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를 나눈 뒤 "오늘 회담이 엄청나게 성공할 것"이라며 "좋은 대화가 있을 것이다. 북한과 매우 훌륭한 관계를 맺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이런 발언을 들은 김 위원장은 검은 안경을 낀채 웃음을 보이며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그랬던 관행들이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도 활짝 웃은 뒤 김 위원장에게 다시 악수를 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두 정상의 3번째 악수였으며 김 위원장은 밝은 표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엄지 척'을 보이며 크게 웃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 1950년 6.25 한국전쟁이 끝난 후 70년 가까운 극심한 적대관계를 이어온 가운데 양국 정상이 최초로 만난 것으로 상징적이고 감격적인 순간이다.

특히 북미 적대관계를 끝내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더욱 견고한 관계가 이뤄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1분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을 나와 자신의 리무진 차량을 타고 출발해 12분 만에 카펠라 호텔 회담장에 도착했다.

이어 김 위원장도 자신의 리무진 차량을 타고 오전 8시 12분 세인트 리지스 호텔을 출발해 8시 30분에 회담장에 도착했다. 이에 김 위원장의 리무진 차량 주변에는 무장한 경호차량 20여 대가 호위를 하며 따라 붙었다.

김 위원장은 약간 긴장된 표정으로 회담 6분 전인 8시 53분 리무진 차량에서 내렸다.

김 위원장은 검은색 인민복을 입고 왼쪽 겨드랑이에 서류 가방을 끼고, 오른손으로는 뿔테 안경을 든 채 회담장으로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도 약간 긴장된 얼굴로 청색의 양복을 입고 빨간 넥타이를 맨 채 회담 1분 전인 8시 59분 도착, 회담장으로 들어갔다.

이에 역사상 최초로 인사를 나누고 악수를 한 두 정상은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북미관계 정상화, 북한 체제 인정, 북한 경제 지원 등을 놓고 합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런 내용의 공동선언문이 나올 지 귀추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