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일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위원장 인재근)는 23일, 민갑룡(53·경찰대4기) 경찰청장 후보자를 출석시킨 가운데 경찰청장 인사청문회를 열고 민갑룡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 정치적 사고방식 등을 질의했다.

특히 이날 야당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인 드루킹 사건에 대한 부실 수사 의혹을 강하게 질타히며 민갑룡 경찰청장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점을 제기, 질책했다.

하지만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의 드루킹 사건 부실 수사 의혹은)특별검사팀이 수사를 진행 중인 만큼 곧 밝혀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국회 인사청문회가 시작하자 마자 초반부터 경찰이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수사에 임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경찰의 드루킹 사건 수사 행태를 보면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인지, 가리기 위한 것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라며 "경찰이 여당 후보가 연루된 드루킹 사건 수사에 대해 정치적 자율성을 지켰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민주평화당 정인화 의원은 "경찰의 드루킹 사건 수사를 보면 정치성향을 띤다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며 "부실 수사 문제와 같은 것들이 경찰에 대한 불신을 야기하고, 결국은 이 때문에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경찰 내부에서조차도 정치 경찰 밑에서 수사하기보단 차라리 검찰 지휘를 받겠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경찰이 자당의 김병준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을 내사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며 경찰의 정치적 수사를 비난했다.

자유한국당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경찰의 김 위원장 내사에 대해 "골프대회에 108명이 참가했는데 김 위원장만 유일하게 김영란법 적용대상자인가. 왜 그분 한 분만 콕 찝어서 권익위에서 수사의뢰를 하나"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도 "경찰이 두 번이나 압수수색한 곳에서 21대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발견했는데,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수사 능력이 이 정도라면 앞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 과연 경찰에 수사권을 줄 수 있는 것인지 정말 솔직히 걱정된다"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는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드루킹 수사 부분은 특검에서 확인할 것으로 생각된다.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더욱이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은 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투신 자살 사건에 대해 "동료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경찰 역시 수사나 감찰 중 자살한 사례가 있는데 수사 중 인권 보장 시스템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언석 의원은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자질 문제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민 후보자의 30년 공직생활 중 기획을 제외한 업무경력은 8년 8개월에 불과한데 일선 현장 중심의 민생치안 유지와 안정적인 조직 운영이 가능하겠냐"고 따지듯 질의했다.

이에 대해 민갑룡 후보자는 "조직 내에 의사결정 시스템을 확실하게 갖춰서 이를 잘 정책에 반영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민갑룡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의 홍익표 의원이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등에서 경찰들이 비상식적으로 2차 가해를 저질렀던 사실이 있다"고 질타하자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해서도 전담 추진단을 만드는 등의 조치를 하겠다"며 "여성범죄 근절 추진단을 만들어 여성들의 감수성에 맞춰 경찰 분위기를 바꾸겠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