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타고 온 모녀, 무료급식소 와 도시락 받으려고 해...네티즌 공분<사진=김하종신부페이스북>

[노동일보] 김하종 신부 페이스북에 12월 12일에 올린 글을 보면 벤츠를 타고 온 모녀가 무료 도시락을 받으려고 한다는 내용으로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김하종 신부의 페이스북에 따르면 "이른바 무료급식소 벤츠 모녀 사건으로 알려진 '성남 안나의 집 김하종 신부'님의 글. 덕분에(?) 후원이 늘었다는 훈훈한 소식"이라고 되어 있다.

이어 "오늘은 아주 괴로운 날입니다. 화가 나고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라며 "흰 색의 비싼 차(벤츠) 한 대가 성당에 왔습니다"라고 적혀져 있다.

또한 "그리고 할머니와 아주머니가 내렸습니다. 두 분은 태연하게 노숙인들 사이에 끼어들었습니다"며 "저는 그분들을 막아서고 '어떻게 오셨어요? 따님도 계시고 좋은 차도 있으시기 때문에 여기 오시면 안 됩니다. 도시락이 모자랍니다'라고 말했습니다"고 작성되어 있다. 

다음은 김하종 신부 페에스북에 올라온 글이다.

Vincenzo Bordo
12월 12일 오후 4:59  ·

오늘은 아주 괴로운 날입니다. 화가 나고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흰 색의 비싼 차(벤츠) 한 대가 성당에 왔습니다.

그리고 할머니와 아주머니가 내렸습니다. 두 분은 태연하게 노숙인들 사이에 끼어들었습니다. 저는 그분들을 막아서고 “어떻게 오셨어요? 따님도 계시고 좋은 차도 있으시기 때문에 여기 오시면 안 됩니다. 도시락이 모자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아주머니는 오히려 저에게 짜증을 냈습니다. “이분은 저희 어머니이시고, 여긴 공짜 밥 주는 곳이잖아요? 왜 막으세요?” 저는 아주 화가 났습니다. “안됩니다. 도시락은 노숙인분들을 위한 것입니다.

아주머니와 할머니 때문에 다른 분들이 먹지 못 합니다.” 그러나 아주머니는 계속해서 도시락을 받아가야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분들의 행동과 말에 기분이 매우 나빴습니다. 이분들의 행동은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고, 이분들의 말은 우리 친구들을 무시하고 배려하지 않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요즘처럼 코로나 시기에, 우리가 ‘모두’를 생각한다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겠지만, ‘나’만 생각한다면 사회는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30년 전에 제가 처음 한국에 와서 가장 좋다고 느낀 것은 ‘우리’라는 문화입니다. 공동선을 추구하고 기꺼이 남과 나라를 위해 희생했기 때문에 한국이 발전하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요즘에는 ‘나’라는 문화가 커지면서 자신만을 강조하는 개인주의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오늘의 일을 통해 봤기 때문에 너무 속상했습니다.

또한 안나의 집이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해서 식사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스스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분들이 가져가는 도시락 하나가 그분들에게는 한 끼일지 모르지만, 노숙인 한 명에게는 마지막 식사일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우리 사랑하는 친구들은 803명이 왔습니다.
토요일메뉴는 우거지갈비탕,배추김치,백미밥,마스크와 초콜릿입니다.
일요일 아침으로 빵, 두유, 귤, 불닭맛 아몬드, 구운계란과 마스크입니다.

저작권자 © 노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