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일보] 15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원장 김용주)에 따르면 흑연 입자를 이용하여 물 속의 중금속을 신속하고 간편하게 검출할 수 있는 휴대용 장비를 개발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흑연을 원료로 하는 그래핀이 특정 파장에서 빛을 발광하는 원리를 활용하여 물 속의 유해한 중금속 성분을 짧은 시간 안에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장비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에 그래핀은 탄소원자로 만들어진 벌집 형태 구조를 가진 소재로 연필심에 사용되는 흑연을 원료로 하여 만들어진다.

기존의 수중 중금속 측정은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실험실에서 약 하루 정도 소요되는 정밀 측정을 거쳐야 하지만, 이번 휴대용 측정 장비를 이용하면 30분 만에 10억분의 1 단위(ppb)까지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기존의 수중 중금속 측정장비는 대형 가스연소로(燃燒爐)에 시료를 넣어 1,000℃ 이상 가열하여 원자화하는 원리였고 이번 장비는 나노미터(nm, 10억 분의 1m) 크기의 그래핀을 이용하여 소형 측정판으로 중금속을 검출하는 원리다.

이번 장비는 데스크탑 컴퓨터 정도의 크기여서 직접 현장으로 가져가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기존 장비는 냉장고 규모의 크기여서 현실적으로 이동하기가 어려웠다.

중금속 분석 시료로 채취한 액체를 장비의 측정판에 몇 방울 떨어뜨리면 내부의 관을 따라 불순물 제거과정을 거치고 그래핀 측정판을 통과하며 중금속 종류에 따른 각각의 디엔에이(DNA)압타머(Aptamer)와 반응하게 된다.

단파장(320나노미터)의 빛을 비추면 시료에 포함된 중금속의 종류와 농도에 따라 검출모니터에 나타나는 빛의 세기가 다르게 나타나 수중 중금속의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

장비 개발 연구팀은 이미 알려진 그래핀 양자점의 발광 성질에서 순수 그래핀 양자점과 그래핀 산화 양자점이 각각 파란색과 초록색으로 발광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규명하고, 초록색으로 발광하는 그래핀 산화 양자점을 이용하여 처음으로 수중 중금속 농도를 정밀하게 검출하는 수질 측정분야에 적용했다.

또한, 특정 중금속을 정밀하게 검출하는데 사용되는 압타머를 그래핀 측정판에 적용하여 중금속의 정밀한 측정을 가능하게 했다.

장비 개발 연구팀은 현재까지 카드뮴, 구리, 납, 비소 등 4가지 종류의 중금속을 검출할 수 있는 압타머가 결합된 그래핀 양자점을 개발했다.

향후 크롬, 니켈 등 다른 중금속도 검출할 수 있도록 압타머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기존의 수중 중금속 측정은 원자흡수분광광도계(AAS), 유도플라즈마발광광도계(ICP)와 같은 해외에서 들여온 5000만원~1억원 대의 고가 분석장비를 이용했지만, 이번 기술 개발로 새로운 접근법을 통한 국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개발된 분석장비를 수돗물 등 현장 시료에 적용하여 수중 카드뮴, 구리, 납, 비소를 측정한 결과, 기존의 분석 장비의 측정 결과와 비교해 평균 95% 이상의 높은 검출 정확도를 보였다.

전세계 환경 부문의 측정기기 시장은 연 평균 6.5%씩 증가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총 153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날 이종현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기술개발단장은 "이번 기술 개발로 환경오염 측정분야의 국내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국민의 안전과 건강 및 삶의 질을 향상시켜 국정과제인 '환경서비스 품질수준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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