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일보] 23일,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성영훈)에 따르면 1985년 군 복무 중 비밀문서 분실사고로 보안부대로부터 당한 고문 때문에 지금까지 피해를 받고 있는 자를 보훈대상자로 인정하라고 국가보훈처에 권고했다.

A씨는 1984년부터 인천 모 부대 사령부 정보처에서 행정병으로 軍복무 중 1985년 9월말 비밀문서가 분실되는 사고가 발생하여 A씨를 포함한 당시 근무자들은 모두 보안부대로 끌려가 조사를 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범인으로 의심되어 구타와 함께 잠 안 재우기 고문, 물고문 등 모진 고문을 일주일 간 당했지만 정작 범인은 다른 사람으로 밝혀져 풀려났다.

이후 A씨는 보안부대에서 당한 고문으로 여전히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먹구름이라는 별명이 생길 만큼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웠지만, 보안부대에서 당한 일을 외부에 발설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라는 협박 때문에 무서워 병원에도 갈 수 없었다.

A씨는 전역 후 30여년이 지난 2015년이 되어서야 국가보훈처에 보훈대상자로 인정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관련 기록을 전혀 찾을 수 없다며 인정받지 못했다.

권익위는 이와 같은 A씨의 고충민원을 접수한 후, 인사기록을 비롯한 각종 軍 기록들을 확인하는 한편, 당시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장교와 병사들을 조사했다.

그 결과, 권익위는 당시 그 부대 선임하사가 ‘보안위반’을 이유로 징계를 받아 전역했고 A씨를 포함한 여러 장병들이 보안부대에서 조사받던 중 고문을 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현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비롯한 정신과적 질환을 앓고 있는데 이는 군대 내 고문사건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학적 소견도 받았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A씨의 정신과적 질환은 군 복무 중 당한 고문으로 인해 발생, 악화되었다고 판단된다며 국가보훈처에 보훈대상자 등록 재심의를 권고했다.

이날 권익위 관계자는 "국가보훈처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등 적극 협력하여 A씨의 피해가 구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노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