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사진=김정환기자>

[노동일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13일 북한을 탈출한 북한 군인은 북한군 군용 지프를 타고 JSA 인근 북측 초소까지 접근, 배수로에 박힌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북한군은 북한을 탈출하고 귀순하는 북한군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으나 우리군은 대응 사격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유엔사령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군 한 명은 대한민국과 북한의 실질적인 경계선인 군사분계선(MDL) 인근까지 차량을 통해 왔다"며 "북한군은 차량에서 하차해 계속 MDL을 넘어 남쪽으로 도주했으며 도주하는 동안 다른 북한 병사들로부터 총격을 지속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합참과 유엔사는 귀순자가 MDL을 넘는 과정에서 북한군 추격조가 쫓아오며 무차별 총격을 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에 이날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은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가진 정례 기자브리핑에서 "15시 15분경 북한군 귀순자 1명이 적 초소 부근으로 차량으로 돌진하다가 배수로 턱에 바퀴가 빠졌다"며 "하차하고 MDL 남쪽으로 도주하는 상황을 경계시스템을 통해 추적·관리하면서 상황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북한을 탈출한 귀순자는 가슴과 배 등 신체 정면 5곳에 심한 총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북한군 하전사(병사) 복장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군 병사가 경기 수원 아주대학교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받았으나 상처가 깊어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귀순 병사의 수술을 집도한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는 "앞으로 열흘 동안은 고비를 계속 넘어가야 할 것"이라며 "상처 입은 장기가 분변의 오염이 심각해 강제로 봉합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장기가 변으로 심각하게 오염돼 있고, 출혈이 심해 쇼크 상태에서 수술했기 때문에 상처가 잘 낫지 않고 있다"라며 "개복 상태인 것이 그래서 그렇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교수는 "2차 수술은 내일이나 모레 환자 상태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원칙적으로도 48∼72시간 관찰 후 2차 수술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귀순 병사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으며 생명유지장치에 의해 숨을 쉬며 혼수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보고에서 전날(13일) 북한군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지역으로 귀순하는 병사를 향해 총격을 가한 것과 관련, "상부에 상황 보고가 지연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합동합참본부는 또 "현장 상황 판단에 시간이 걸렸다"며 "장관에게 보고가 늦은 데에는 저를 포함한 실무진의 과오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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